차가운 금속 냄새가 코를 찔렀다. 클라우스는 낡은 실험실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아, 번개처럼 솟아오르는 불꽃을 멍하니 바라봤다. 눈앞의 기계는 하인리히 헤르츠의 손길을 거쳐 만들어진, ‘보이지 않는 파동’을 발생시키는 장치였다. 몇 시간 전, 그는 현대 통신 기술의 한계에 좌절하며 이 실험실로 소환되었다. 클라우스는 21세기, 양자 간섭과 주파수 포화로 얽혀버린 통신망을 해결하려다 실패했다. 그는 기술의 근본, 맥스웰의 방정식에 회의를 품었고, 오류를 감지한 실험 장치가 격렬하게 폭주하며 시공간을 뒤틀었다. 눈을 떴을 때, 그는 1886년 헤르츠의 실험실에 와 있었다. 그곳에서, 전자기파라는 이름조차 붙여지기 전의 '보이지 않는 파동'을 목격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이봐, 클라우스!" 헤르츠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는 땀을 뻘뻘 흘리며 실험 장치를 조작하고 있었다. "자네는 저 수신기에 불꽃이 튀는 것을 봤나?" 클라우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헤르츠가 전기 불꽃을 발생시키자, 멀리 떨어진 수신기 고리에서 미세한 불꽃이 튀었다. 공간을 가로지르는, 보이지 않는 에너지의 실재. $\text{E}$와 $\text{B}$가 춤추며 빛의 속도로 퍼져나가는 순간. 클라우스는 숨을 멈췄다. 맥스웰의 수학적 예언이 눈앞에서 현실이 되는 순간이었다. 그는 회의론을 버리고, 믿음을 되찾았다. "자네는 이 파동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헤르츠는 흥분한 목소리로 물었다. 클라우스는 망설였다. 21세기의 지식을 섣불리 이야기했다가는, 오히려 그들의 연구를 방해할 수도 있다. 그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선생님, 이 파동은… 마치 물결과 같습니다. 공간을 타고 퍼져나가는…" 클라우스는 헤르츠의 질문에 답하며, 맥스웰 방정식을 통해 얻은 현대적 통찰을 풀어내기 시작했다. 그는 과거의 지식을 존중하며, 그들이 스스로 답을 찾도록 돕기로 결심했다. 그의 눈앞에는, 무선 통신의 새로운 장이 열리고 있었다.